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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쳐 스카우트/리듬링크

[오토가리아도니스] 바람의 노래, 모래소리/제1화

by litm 2021. 9. 12.

아도니스 ——이렇게 테라스에서 점심을 먹는 것은 오랜만이야. 나는 보통, 구매부를 이용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 이상으로, 안즈와 함께 점심을 먹는 것은 오랜만이고
ES의 사원식당 등에서 동석하기는 하지만. 네가 '프로듀스과' 쪽으로 옮긴 뒤로는, 교내에서는 만날 기회조차 좀처럼 없어.
······아아. 어떤 빵이 맛있는지, 알려준 적도 있었구나. 그립다.
그것은, 네가 전학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즈를 보다 못해 말을 걸었던 것이 엊그제 일처럼 기억나.
너는 몰라볼 정도로 씩씩해지고, 재치있고 빠른(민완) '프로듀서'라고 불릴 지경에 이르렀지만······
몸은 여전히 날씬해. ES로 익숙하지 않은 것도 많을 것이고, 걱정이야. 많이 먹고, 더 강해져라
······가방을 뒤져서 뭐하려고?
어제 얘기했던 '전용의상' 자료네. 아아, 보여 줘
이거는······

(··········)

<그 날 방과후>

아도니스 ······오오가미, 있을까

코가 응, 그 목소리는 아도니스인가? 들어와도 좋아

아도니스 실례한다

코가 어, 왜 그래? 경음부에 무슨 볼일이야?

아도니스 아니야. 용무가 있는 건 경음부가 아니라 너다, 오오가미. 사실은——
······어젯밤, VR 게임이라는 것을 체험했다.

코가 아? VR······?

아도니스 음······ 기숙사 같은 방인 유우키가 구입한 것을, 모리사와 선배와 함께 놀게 해주었다.
수수께끼의 기구에 시야가 가려졌을 때야말로 위화감을 느꼈는지, 그것도 제일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낯선 나라에 혼자 서 있었다.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잠기면 잠길수록, 현실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었어. 신기한 체험이었다. 언젠가 오오가미도 체험해 보았으면 좋겠어.

코가 오, 오우······. 그거 재미있겠네

아도니스 ······미안. 또 쓸데없는 얘기를 해버렸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나는 말솜씨가 없어

코가 음~······. 뭔가~. 재미없다거나, 말주변이 없다거나 하는게 아니라 말야.
네 녀석은 의미없는 일을 하지 않잖아. 그리고, 평소랑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
일부러 나님이 있는 곳에 온 것은, 정말 잡담을 하기 위해서 뿐일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아도니스 ······예상되고 있었다니, 역시 그렇군

코가 흐흥. 뭐니뭐니해도, 나님은 네 녀석의 친구니까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 해. 내뱉고 싶은 대로 내뱉어. 마음껏 뿌려. 얼마든지 들어줄테니까.

아도니스 아아, 그렇게 할게. 고마워, 오오가미
······실은 나에게도 '전용 의상' 순서가 돌아와서. 오늘 그 회의를, 가든 테라스에서 했어

코가 아도니스의 '전용 의상'? 그거 말이지, 최고로 어울리는 것을 만들어 주겠지~
어떤 녀석이 될 것 같아? 역시, 아라비아 모티브인가?

아도니스 ············

코가 왜 그래? 말하라니까, 입 다물지마

아도니스 ······음. 오오가미가 추측한 대로, 안즈가 생각해 준 아이디어는 내 고향을 모티브로 한 것이 많이 박혀 있었다.
보는 동안, 마음이 춤췄어. 훌륭한 의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잘 설명 못하겠어, 답답한데. 씹어 으깰 수 없는 무엇인가, 가슴으로 끓고 있다
······나는 고향을 사랑하지만, 고향을 짊어질 수 있을 정도의 존재로는, 아직 멀어
그런 내가, 고향의 모티브를 사용해도 좋은가——. ······아니야

그것보다, 내 의상으로 맞는지가 의문일지도 몰라
아무리 일본에서 지내며 일본어를 했다고 해도, 일본인 입장에서 보면 나는 이방인이다. 피부색도 외모도, 자라온 문화도 다르다
그것으로부터 생겨난 오해도 있다고, '음악 특구'의 일로 깨달았어.
안즈를 탓하는 것은 아니다. ······결코, 비난할 생각은 없어
단지······ 모르겠어. 고향의 모티브를 사용한 것은, 정말로 나 자신을 보고 판단했을까
내가 일본사람과는 다른 용모라서, 선택한게 아닐까?
예를 들어 내가 오오가미 같은 피부색이나, 칸자키와 같이 아름다운 머리를 하고 있다면, 그런데도 같은 것이 선택되었을까.
············
······이 감각은, 아마 오오가미에게는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수화로 전하기도 어렵다
그저 넋두리를 늘어놓고 있을 뿐인 내 자신이 한심해······

코가 신경쓰지마. 나는 그래도 좋다고. 말수가 적어 품기 십상인 네 녀석이 갈등을 털어놓았으니까 그렇지

아도니스 그렇지. 이렇게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은 좀처럼 없어. 나 자신, 놀라고 있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오오가미 뿐이다.

코가 응. 우리들은 친구잖아······♪
아까도 말했지만, 일단 다 뱉어 버려. 네 녀석 마음이 다 풀릴 때까지 들어 줄 테니까.

아도니스 아아.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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